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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보름달 보기 어렵다면 마음속 작은 달 꺼내보자
글쓴이 : 정영혜 (2024-02-23) HIT :144

이틀 앞 풍요의 상징 대보름
공동체 함께 건강·희망 기원
부럼·오곡밥 든든히 먹는 날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달이 가득 찬 날인 정월대보름에 떠오른 달을 보며 한해 소원을 빌었다.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소원 성취를 빌고 액을 쫓던 그때 그 시절과 사정은 다르지만, 이루고 싶은 꿈에 대한 애틋한 기원은 변함없다. 얄궂은 날씨 탓에 올 정월대보름은 환한 보름달을 만나기 어려울 수 있겠다. 하늘에 뜬 보름달을 보기 힘들다면, 마음 깊은 곳의 소중한 달을 꺼내 소망을 띄어보자.

△액운 날리는 날

음력 1월15일 정월대보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정월대보름은 오기일(烏忌日)로도 불리며, 한자어로는 상원(上元)이라고 한다. 새해 들어 처음 맞이하는 보름날로,

선인들은 1년 가운데 첫번째 찾아오는 정월 보름을 소중히 여겼다. 음력을 사용하는 전통사회에서 달이 가득 찬 날인 대보름은 '풍요로움'이라는 각별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또 농사의 시작일이라고 하며 큰 명절로 여겼다.

특히 설이 가족의 안녕을 주로 기원하는 명절인 것에 비해 대보름은 마을 공동체가 더불어 함께 건강과 풍요를 기원한다는 의미도 있다.

이에 정월대보름을 맞아 지역마다 새해의 운수와 관련한 여러 가지 풍습들이 행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마다 차이가 있으나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냈다.

전라남도 해남의 도둑잡이굿과 전남 완도 장보고당제, 충청남도 연기 전의장승제, 전라북도 고창 오거리당산제, 전북 김제 마현당제, 경상북도 안동 도산부인당제·마령동별신제 등이 알려졌다.

정월대보름은 '방쉬'를 하고 액을 막는 날이기도 하다. 방쉬는 액운 또는 액신을 내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제주의 풍습 중에서는 '도채비 방쉬'라는 것이 있다. 정월 들어 운수를 보고 흉하다고 나오면 정월대보름에 볏짚으로 사람 모양의 '허수아비(도채비)'를 만들고 사람들이 오가는 삼거리나 바닷가에 버려 액땜을 했다.

또 정월대보름은 한해를 시작하는 달로서 각자 한해의 계획을 설계했고, 대보름날에는 한해의 소망이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치곤했다.

과거에는 주로 뒷동산에 올라가 달맞이를 하며 소원을 빌고 1년 농사를 점쳤다. 달빛이 희면 많은 비가 내리고 붉으면 가뭄이 들며, 달빛이 진하면 풍년이 오고, 흐리면 흉년이 든다고 생각했다.

△부럼 깨고, 오곡밥 먹고

대보름날의 묘미는 오곡밥과 약식, 부럼, 귀밝이술, 묵은 나물 등 풍성한 절식을 배불리 먹으며 한 해의 건강과 풍년을 기원하는 것이다.

대보름 전날 저녁에는 오곡밥에 나물을 곁들여 먹는다. 햇볕에 말린 나물을 물에 잘 씻어서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고 건강하게 지낸다고 여겼다.

대보름날 아침에는 일찍 부럼이라고 하는 껍질이 단단한 과일을 깨물어서 마당에 버리는 풍습이 행해졌다. 이렇게 하면 1년 내내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고 믿었다.

풍년과 복을 비는 행사나 놀이로는 볏가릿대세우기와 지신밟기, 용궁맞이, 쥐불놀이 등이 있다.

올해 제주에서는 정월대보름을 맞아 제주별빛누리공원이 '보름달 관측'과 '뻔(fun)한 수업'을 마련했다.

보름달 관측은 24일 당일 오후 6시30분부터 관측실에서 이뤄진다. 천체망원경으로 보름달을 촬영하고, 달 풍선 포토존을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다. 망원경을 통해 목성과 겨울철 별, 성단도 관측할 수 있다. 다만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면 관측 프로그램은 취소된다.

'뻔한 수업'은 달에 대한 해설과 교구 만들기 체험 등으로 구성됐다. 초등학교 1~3학년을 대상으로는 '보름달 무늬에 대한 수업'이 진행되며, 초등학교 4~6학년은 '달 모양 변화에 대한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수업 신청은 제주별빛누리공원 누리집에서 가능하며, 참가비는 1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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